실패했을 때
다른 것도 아니고 가장 먼저 엄마의 눈이 떠오른다.
그 눈은 바로 놀리는 눈이다. 호기심이 좀 함유된 놀리는 눈.
그게 너무 기분 나쁘다.
우리 엄마는 실패했다고 화내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놀리고 초라하게 만든다.
오늘도 나의 작은 실패 소식에 엄마는
나를 위로해주지 못할 망정 자신감 없게 만들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따끔한 소리도 필요하지 않냐면서 악담을 늘어놓는다.
나는 저학번 시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밤마다 불안해서 벌벌 떨었다.
나는 항상 내가 뭘 해도 집에서 지원해 주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주에 나 혼자 있는 느낌이다.
내가 잠깐 돈을 벌었을 때 부모에게 돈 한푼 가져다 주지 않은 것도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엄마아빠가 돈 한푼 줄 것 같지 않아서 내가 다 모으려는 심산이었다.
아무것도 기약되지 않은 시험 준비를 몇년 씩 하는 친구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부모님을 어떻게 믿고? 1년 동안 돈도 못벌고 공부만 해야되니 나 좀 지원해달라고 나는
부모에게 절대 말하지 못할 것 같다.
힘들다고 실패했다고 내색도 못하고 아무도 기댈 사람 없이 벌벌 떨면서 의연한 척 지내는 내 속마음을
우리 부모가 알랑가 모르겠다. 이런 기분이 너무 싫고 해결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우리엄마는 엄마대로 오래 살아서 자기 스타일을 바꾸려나 모르겠다.
지금은 티비 보면서 히히덕 거리신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